바디 배터리가 0이 된 날, 내 몸의 신호 듣기

회사에서 스트레스받은 다음 날, 모든 게 잘 안 됐습니다. 조깅 페이스도 느리고 일도 집중이 안 되고. 이럴 땐 억지로 밀어붙이지 말고 몸과 마음이 보내는 신호를 들어야 한다는 걸 배웠어요. 장기 레이스에서는 쉬어가는 것도 전략입니다.

바디 배터리가 0이 된 날, 내 몸의 신호 듣기

오늘은 글을 계획 없이 써보려고 합니다. 이래저래 스트레스가 차올랐더니 뭔가 체계적인 글쓰기가 조금 어렵다는 생각이 들었고, 이럴 때는 그냥 막무가내 글쓰기가 도움이 되더라고요. 😄

어제는 회사에서 꽤나 스트레스가 큰 하루였습니다. 덕분에 강릉 숙소로 들어왔을 때, 제 가민 시계가 보여주는 저의 에너지 레벨(가민은 바디배터리라고 표현함)은 0이 되어 있었죠.

오늘 아침에 일어나서 루틴을 하나씩 하면서...지쳤지만 어떻게든 에너지를 채우고 어제보다 한 걸음 더 나가지 않으면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하지만 뭔가 어제와 같은 하루가 되지 않기를 바랬습니다. 그래서 아침부터 부산하게 움직였어요. 숙소에서 차로 20분 정도 가야하는 곳에 숲 속에서만 뛸 수 있는 긴 숲이 있어서 거기로 와서 숲 속을 뛰고, 제가 좋아하는 카페에 와서 좋아하는 커피와 샌드위치를 먹었습니다.

이런 숲뷰..

그런데도 일이 손에 잘 잡히지가 않았어요. 어제의 스트레스가 상상 이상이라는 뜻이죠. 😄

가만 보니..오늘은 그냥 제가 뭘 잘하지 못하는 날인 것 같습니다. 아침 조깅을 할 때, 숲 속을 뛰니까 햇볕이 강하지 않았음에도 원래 페이스보다 1분 정도가 늦은 속도로 뛰어야지 원래 제가 느끼는 힘듦이더라고요. 오른쪽 종아리도 아프다고 느끼도, 몸이 조깅을 거부하는 느낌이었습니다. 계속 몸이 제게 주는 신호를 캐치하면서 보폭을 바꾸고, 케이던스를 바꾸고, 스트라이드 폭도 좀 바꾸면서 천천히 뛰었습니다.

일도 마찬가지입니다. 일이 영 손에 잡히지 않았고, 집중이 잘 안 되었습니다. 노트북만으로 안 될 때, 꺼내드는 공책에다가 아무리 시각화를 해보려고 해도 잘 안 되더라고요. 그래서 그냥 블로그 CMS를 열고 글을 적고 있습니다. 이렇게 마음을 들여다보면 조금이라도 괜찮아지는 것이 있을 것 같아서요.

생각해보면 그런 순간이 있습니다. 뭔가 해야 할 것 같은데, 뭐가 잘 안 되는 순간이요. 겉으로 드러나는 지표나 현상에는 별 변화가 없는 것 같은데...뭐가 잘 안 되는 그런 순간이요. 사실 저도 이럴 때 뭘 해야 할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이런 순간일수록 내 몸이 보내는 작은 신호들, 내 마음이 보내는 작은 신호들에 귀를 기울이면 최소한 "무리하지 않는 하루"를 보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어쨌든 인생이든, 마라톤이든, 일이든 모두 다 장기 레이스니까요. 오늘 무리하지 않는 하루를 보내고, 내일 또 안전하게 레이스를 다시 시작할 수 있길 바랍니다. 저도, 그리고 여러분들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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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일하면서 챙기는 여러 가지 중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Alignment(정렬)입니다. 내가 하는 일이 회사 목표와 연결되어 있는지, 산출물의 기준은 명확한지, 다른 팀과의 협업 구조는 원활한 협업이 가능한 구조인지. 특히 조직 간 이해 충돌을 Win-Win으로 만드는 것이 핵심입니다. 좋은 사람을 갈아서 일하지 말고, 구조를 개선해야 합니다.

By Changyeong Ahn
뭘 '안 하는 것'의 어려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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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략은 뭘 하느냐가 아니라 뭘 하지 않느냐에 달려있다. 하지만 이를 실천하기는 정말 어렵다. 특히 수평적 조직에서는 모두가 '신호'를 캐치했다고 주장하지만, 의사결정권자에게는 신호와 소음이 뒤섞여 들어온다. 가장 어려운 것은 실행이다. 선택과 집중을 잘하려면 결정 과정의 합리성, 목표의 정렬, 그리고 성과 인정 체계를 살펴봐야 한다.

By Changyeong Ah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