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리게, 하지만 바르게. 결국 빠르게.

이틀 전 스쿼드의 스프린트 회고에서 이런 lesson learned를 적었는데 스쿼드 크루들의 호응이 좋았다.

크루들의 반응

스쿼드에서 스프린트를 들어가면, 항상 그 스프린트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이런저런 노력을 하는 모습을 많이 봤었다. 이 '노력'들을 할 때, 우리의 기대는 이런 것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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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좀 어렵더라도 엄청 노력해서 극복해서 목표 달성하면 엄청 보람찰거야. 그런데 뭐를 어떻게 노력해야 할지는 잘 모르겠어.

이런 상태에서 모두들 엄청나게 노력은 하는데, 정확하게 뭐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잘 모르니까 각자 생각하는 노력을 할 수 밖에 없었다. 스크럼이라는게, 스프린트라는게 '각자 생각하는 노력'을 하는 시간이 아닌데도 말이다. 다행히 이번 스프린트에서는 이렇게 일이 전개되었다.

  • 처음에 개발하려고 했던 과제의 스펙이 조금씩 바뀌면서, 근간의 구조를 바꾸지 않으면 안 될 정도가 됨
  • 지속적인 스펙 변경, 피드백 수취 등으로 인해 고통 받음을 호소함
  • 내가 파악해보니까 이렇게까지 할 일이 아님. 그리고 스프린트의 구성 원칙이랑도 어긋남을 확인함. 그래서 일단 stop하자고 얘기함.
  • 스쿼드 크루들 다 모아서 이런 상황 있었다고 얘기함. FE랑 같이 협의한 PD가 기왕 이리 된거 다 같이 모여서 일하는 방식을 피자 먹으면서 얘기해보자고 건의함
  • 피자 먹으면서 한 번 얘기함. 나는 그 전부터 생각한 DoR(Definition of Ready)가 필요함을 다시 피력함.
  • 일단 이 일은 다음 스프린트에서 진행하기로 하고, DoR 만들자고 이야기 나눔. DoR은 평소 일하는 방식에 관심이 많았던 FE 개발자가 담당을 가져감

물론 이는 한 스쿼드의 제품 과제 하나를 조금 느리게 진행하는 것이 우리 회사의 성패에 큰 영향을 주지 앟는다는 생각을 내가 하고 있어서 가능한 접근일거다. 물론 지금 일주일 더 빨리 일을 진행해도, 나중에 그 일주일 동안 일을 제대로 들여다보고 일하자는 얘기가 나왔을 것이라고 짐작하기에 이렇게 하자고 했다. 또한 과거의 시간에 대해서는 항상 아쉬움이 있기에 멀지 않은 미래에 지난 번에 바르게 가기 위한 일주일 쓴 것이 아쉽다는 이야기도 나올 거다.

이러나저러나 과거가 아쉬울 것이라면, 어떤 아쉬움을 선택하는 것이 좋을지를 선택해야 했고 나는 3가지를 선택했다.

  • 당장의 집중해야 할 중요한 것에 집중하기
  • 나와 동료들의 체력과 심력을 지키기
  • 복리로 영향을 줄 수 있는 일을 더 시작하는 방식에 투자하기

오늘 이 글을 쓰면서, 팀은 이런 상태로 전환했으니까 나는 지금의 상태에서 어떤 상태 변화를 꾀해야 하는가?를 고민했다. 결국 나 역시도 PO로서, Head of Product로서 한 주를 시작하는 DoR을 정의하고, 의식적으로 그 상태에서 한 주를 출발해야 하는 거였다. 물론 이것들을 아예 안 한 것은 아닌데..지금까지는 암묵적인 상태였다고 본다.

다음에는 이걸 정리하고 어떻게 DoR을 만들었는지를 포스팅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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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ign의 3가지 체크 요소 - 지표, 기준, 그리고 조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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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일하면서 챙기는 여러 가지 중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Alignment(정렬)입니다. 내가 하는 일이 회사 목표와 연결되어 있는지, 산출물의 기준은 명확한지, 다른 팀과의 협업 구조는 원활한 협업이 가능한 구조인지. 특히 조직 간 이해 충돌을 Win-Win으로 만드는 것이 핵심입니다. 좋은 사람을 갈아서 일하지 말고, 구조를 개선해야 합니다.

By Changyeong Ahn
뭘 '안 하는 것'의 어려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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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략은 뭘 하느냐가 아니라 뭘 하지 않느냐에 달려있다. 하지만 이를 실천하기는 정말 어렵다. 특히 수평적 조직에서는 모두가 '신호'를 캐치했다고 주장하지만, 의사결정권자에게는 신호와 소음이 뒤섞여 들어온다. 가장 어려운 것은 실행이다. 선택과 집중을 잘하려면 결정 과정의 합리성, 목표의 정렬, 그리고 성과 인정 체계를 살펴봐야 한다.

By Changyeong Ah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