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원칙 사고(First Principle Thinking) - 삶의 복잡성을 단순화 하는 사고
최근 1~2년 정도 동안, Product Management 관련된 글을 보거나, Tesla/Nvidia에 대한 책을 보다보면 제 1원칙 사고(First Principle Thinking)을 강조하는 내용을 종종 만났습니다. 사실 제게는 아주 익숙한 사고 방식은 아니기도 하거니와 자주 듣던 용어가 아니다보니 제 1원칙 사고를 잘 이해하기 쉽지 않았습니다. 한 번씩 간단하게 정리를 한 적은 있지만, 제대로 정리할 생각도 하지 않았고요.
하지만 점점 더 제가 해결해야 하는 문제들의 복잡도가 커지고, 이런 복잡성을 뚫고 명확한 해답을 찾는 것이 쉽지 않다보니 제 1원칙을 더 잘 알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이 내용을 학습했고, 정리했습니다.
First Principle Thinking이란?
First Principle Thinking은 문제를 가장 기본적인 요소로 분해하고, 그 요소들을 바탕으로 다시 문제를 해결하는 사고방식입니다. 단순히 기존의 관행이나 모방을 따르는 것이 아니라, 근본적인 진리에서 출발하여 새로운 해결책을 만들어냅니다.
사실 우리가 다루는 문제들은 굉장히 복잡하기에 문제의 근본 원인을 찾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오히려 피상적인 원인에 집중하기 쉽죠. 너무 쉽게 근본적인 원인을 찾았다고 착각하기도 쉽습니다. 그리고 각자의 지식이나 지혜, 철학 하에서 문제의 본질을 찾았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물론 모든 문제의 정답을 다 알고 본질을 다 알지 못 하기에 우리는 결국 '우리가 찾았다고 생각한 본질'까지만 생각할 수 밖에 없습니다. 정답을 알 수 없는 경우가 너무 많죠. 그렇기에 제가 지금 작성하는 것은 어떤 경우에도 문제의 본질을 찾는 방법이라기보다 문제의 본질을 찾기 위해서 도움이 되는 접근법입니다.
이런 질문을 통해 기존의 가정이나 편견을 제거하고 문제의 본질에 도달해서 더 나은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습니다.
제 1원칙 사고(First Principle Thinking)의 3단계
1. 문제를 근본적으로 정의하라
- 설명: 문제가 무엇인지 명확히 정의하는 단계입니다. 문제의 본질을 이해하려면 겉으로 드러난 증상이나 결과가 아니라, 그 원인을 파악해야 합니다.
- 예: 팀의 생산성이 낮다면, 단순히 “사람들이 일을 열심히 하지 않는다”는 결론에 도달하기 전에, 그 이유를 근본적으로 탐구해야 합니다.
- 빠지기 쉬운 함정: 문제를 너무 피상적으로 정의하거나, 기존의 가정에 의존하는 것.
- 예: “더 많은 회의가 필요하다”는 가정을 사실로 받아들임.
- 함정을 피하는 방법: “왜?”라는 질문을 반복하세요. 최소 다섯 번 이상 질문을 던지며 문제의 근본 원인을 탐구하세요. 대신 5whys의 함정에 빠지면 안 됩니다. 근본적인 것들을 향해 간다고 느끼는 것은 필요하겠지만, 반대로 내가 해결할 수 없는 근본까지 가버리면 골치가 아픕니다. 이 단계에서 중요한 점은 피상적인 문제에 빠지지 않는 것입니다. 보통의 근본을 향해 간답시고 '내가 해결할 수도 없는 문제'를 정의하기도 합니다. 진리를 탐구한다는 차원에서는 좋은 접근이더라도 현실의 문제를 해결한다는 점에서는 좋은 접근이 아닐 때가 많습니다.
2. 가설을 분해하고 검증하라
- 설명: 문제를 구성하는 가설과 요소를 하나씩 분해하여 각각의 진실성을 검증하는 단계입니다.
- 예: 생산성을 높이려면 “직원들은 더 많은 도구가 필요하다”는 가설을 검증해야 합니다.
- 빠지기 쉬운 함정: 가설을 사실로 받아들이거나, 이를 검증하지 않고 넘어가는 것.
- 예: “우리 팀은 이미 충분히 열심히 일하고 있다”는 가설을 검증하지 않음.
- 피하는 방법: 각 가설에 대해 “이것이 정말 사실인가?”라는 질문을 던지고, 데이터를 통해 이를 검증하세요. 가설 중 진실이 아닌 것은 제거해야 합니다. 데이터가 없다면 최대한 proxy로 삼을만한 것들을 찾아보세요. 그렇게 했음에도 불구하고 가설의 참과 거짓을 판단할 수 없다면 '빠르게(혹은 저렴하게) 이 가설의 참/거짓을 알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봐야 합니다. 제품에서는 이것을 MVP나 A/B 테스트 등을 통해서 찾기도 합니다.
3. 근본 진리로부터 재구성하라
- 설명: 분해된 진리들을 바탕으로 새로운 해결책을 논리적으로 조합하는 단계입니다. 기존의 접근 방식을 그대로 답습하지 않고, 본질적으로 새로운 아이디어를 만들어냅니다.
- 예: “생산성을 높이려면 팀 내 커뮤니케이션 방식을 개선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할 수 있습니다.
- 빠지기 쉬운 함정: 기존의 해결책을 무비판적으로 따라하거나, 창의적인 접근을 포기하는 것.
- 예: “다른 회사들도 이렇게 하니, 우리도 그렇게 해야 한다.”
- 피하는 방법: 근본 진리를 기반으로 새로운 아이디어를 실험하고, 반복적으로 개선하세요.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고, 데이터를 통해 지속적으로 검증해야 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이렇게 해서 도출한 솔루션이 꽤나 주관적이라는 점입니다. 왜냐하면 문제의 본질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꽂히게 되는 부분도 내 기존 사고에 영향을 많이 받습니다. 가설을 분해하고 검증하는 과정에서 진리에 가까운 데이터들을 가지고 있지 않다면 proxy를 쓸 수 밖에 없고 가설을 가설인 상태로 둘 수 밖에 없습니다. (여기에서도 가설에 대한 나의 주관이 개입하죠.) 그리고 여기에서 솔루션으로 생각하는 것들도 나의 주관이나 위치, 상황 등이 많이 개입합니다. (혹은 나의 역량도 영향을 주죠.) 그런 점에서 내가 낸 솔루션은 <제 1원칙에 근거한 문제의 본질을 해결하는 솔루션>일 수도 있지만, 누군가의 눈에는 <이상한 곳에 꽂혀서 이상한 얘기나 하는 것>일 가능성도 있습니다. 이런 한계가 있음을 명심하세요.
삶에 제 1원칙 사고(First Principle Thinking) 적용하기
삶에 1원칙 사고를 적용한다는 것은 생각보다는 어렵습니다. 항상 뭔가의 본질을 생각해내야 한다는 점에서 너무 오버하는 것 같다는 생각도 들고, 굉장히 자잘한 일은 본질까지 고민하지 않아도 될 것 같기 때문입니다.
저는 보통은 세가지의 상황에서 1원칙을 떠올려서 좀 더 생각을 하곤 하는데요.
첫째, 굉장히 바쁠 때입니다. 내가 지금 시간을 진정으로 가치 있는 것에 사용하고 있는지를 의식적으로 챙겨야 하는 순간이죠.
둘째, 조직 혹은 제품이 어려운 문제를 해결해야 할 때입니다. 회사에서 전체 구성원들이 지금 당면한 어려움을 어떻게 해결해야 할 것인지를 고민해야 합니다. 제품과 관련된 고민을 할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셋째, 커리어와 관련된 고민을 할 때입니다. 저는 주기적으로 지금 하는 일을 계속 하는게 맞는지, 다른 일을 찾는게 맞는지, 지금의 회사를 다니는게 맞는지, 혹은 새로운 곳을 찾아야 하는 것이 맞는지를 고민합니다.
보통 이런 상황에서 제가 스스로에게 던지는 질문은 3가지입니다.
1. 시간을 재구성하라
- 질문: “내 시간을 진정으로 가치 있는 것에 사용하고 있는가?”
- 행동: 스케줄에서 불필요한 활동을 제거하고, 핵심 가치와 일치하는 일에 집중합니다.
2. 관계를 재설계하라
- 질문: “내 주변 사람들은 내 성장과 행복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나 역시 그들의 성장과 행복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가?"
- 행동: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관계를 줄이고, 서로를 성장시키는 관계에 집중하려고 합니다.
3. 부와 성공을 재정의하라
- 질문: “내가 부와 성공을 정의하는 방식이 진정 나에게 맞는가? 여러모로 세상이 정한 기준에 떠밀린 것은 아닌가?”
- 행동: 경제적 자유와 내면의 행복을 동시에 추구하는 방식을 선택하는 것이며, 이 고민이 정말 많은 것을 결정합니다.
실천 과제
이건 정답은 아니지만, 이런 일들을 통해서 스스로가 1원칙에 맞춰서 살고 있는지를 살필 수 있습니다.
- 본인의 핵심 가치를 정해보세요. 사실 많은 핵심 가치를 가져도 되고, 적은 핵심 가치를 가져도 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는 복잡한 것을 좋아하지 않아서 적은 핵심 가치만을 추구합니다만, 어떤 분들은 이것도 해야 할 것 같고 저것도 해야 할 것 같아서 많은 핵심 가치를 추구하곤 합니다. 많은 핵심 가치를 가지더라도 하루에 의식적으로 챙기는 핵심 가치가 많지만 않아도 많은 문제가 해결됩니다.
- 스스로에게 이런 질문을 던져보세요.
- “이 행동이 내 자유를 증대시키는가, 아니면 제한하는가?”
- “이 문제에서 내가 절대적으로 믿는 진리는 무엇인가?”
- "이 문제의 이면에 숨어 있는 문제는 무엇인가?"
- "고객은 왜 그러고 싶은가?"
- 하루를 시작하며 핵심 가치를 적어보세요. 여기서 모든 핵심 가치를 다 적을 필요는 없습니다. 오늘의 일정에 따라서 정말 잘 지켜야 할 핵심 가치를 하나만 딱 정해도 됩니다. 대신, 그 날의 모든 의사결정들을 그 가치를 지킨다고 생각하세요. 그리고 각각의 의사결정을 두고 그 핵심 가치를 지켰는지 다시 살펴보세요.
결론
제 1원칙 사고(First Principle Thinking)는 단순히 문제 해결을 위한 도구가 아니라, 삶의 복잡성을 줄이고 명확하게 생각하는 강력한 방법입니다. 기존의 가정이나, 어설픈 결론을 벗어나 근본적인 진리로 돌아가 보세요. 삶의 복잡성을 줄이고 진정으로 중요한 것에 집중할 때, 더 나은 결정과 행동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가장 기본적인 진리를 이해하고 이를 기반으로 사고하면, 삶의 복잡성에서 벗어나 명확성과 자유를 찾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