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편] 데이터 드리븐하게 일하고 싶은 당신을 위해

오늘은 회사가 데이터 드리븐 인재를 채용하는 것에 대해서 적었습니다. 좋은 인재를 채용하기 위해서 회사(경영진, 채용 담당자)가 가져야 할 메타인지, 준비, 인재 탐색 방법 등을 다뤘습니다.

[회사편] 데이터 드리븐하게 일하고 싶은 당신을 위해


오늘은 시리즈 포스팅이네요. 😄 어제 제가 작성한 글 '[구직자 편] 데이터 드리븐하게 일하고 싶은 당신을 위해'에 이은 회사에게 도움이 될만한 이야기를 간단하게 적었습니다. 사실 회사의 이야기는 구직자에 비해서는 좀 더 쉬울 것입니다. 이 글이 도움되는 분들은 저 이상으로 채용에 대한 이해도를 갖추고 계실 것이고, 다 나름의 노하우가 있을테니까요. 어쩌면 이미 알고 있는 이야기를 반복한다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오늘 글은 좀 깁니다. 😃

한계 인정과 의사 결정


제목이 조금 거창하지만, 저는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1. 우리 회사/경영진이가 데이터 드리븐하게 일하거나, 앞으로는 그럴 생각이 있는지가 가장 중요하다.
  2. 지원자의 '현재 시점 기준 데이터 드리븐한 업무 경험이나 업무 역량'을 가장 많이 좌우하는 것은 지원자의 과거 재직 회사다.
  3. 데이터 드리븐하게 잘 하는 사람을 원한다면 쿠팡, 토스, 마이리얼트립, 숨고 등과 같이 실험과 관련된 여러 노하우를 잘 갖춘 회사 출신들을 스카우트 하는게 베스트다.

여러 번의 채용을 해보니 실험, 가설, 지표 중심의 업무를 개인의 노력만으로 설계하고 진행하는 것은 무척 어렵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무엇보다 경영진들이 데이터 드리븐하지 않는 곳에서 구성원이 "지표 확인해서 이런 가설을 가졌고, 가설에 따라 여러 실험을 했고, 그 결과 선행 지표 A/B가 이렇게 변했고, 그래서 A안을 최종 딜리버 했습니다."라고 말하기 어렵습니다. 오히려 이런 챌린지를 만나겠죠.

실험을 할 시간이 어딨냐? 나는 A가 그냥 맞는 것 같으니가 그냥 하자.
지표가 모든 것은 대변하지 않는다. 내가 고객과 만나보니까 이런 이야기를 하더라.
내가 다른 회사에서 하는 것을 보니까, 이걸 하면 잘 되는 것 같다. 우리도 그냥 이걸 하자.
이렇게까지 하는 것은 AA나 BB 같은 회사에서나 가능한 것 같다. 우리는 우리만의 방법이 있다.

결국 이런 환경에서는 아무리 좋은 인재라도 어려움을 겪을 수 밖에 없습니다.

  • 의지가 약한 분은 빠르게 기존 분위기에 적응합니다.
  • 의지가 강하지만 역량은 떨어지는 분은 처음에는 몇 번 시도합니다. 하지만 역량이 떨어지니 처음에는 실패를 더 많이 겪습니다. 이 분의 실패가 곧 '데이터 드리븐의 실패'가 되기 쉽습니다. 결국 챌린지가 들어오죠.
  • 의지도 있고 역량도 있는 분은 사실 도박입니다. 다만, 경영진이 오픈 마인드가 아니면 대부분 퇴사합니다. 이런 분들이 보기에 지금 회사의 의사 결정 중에서 몇 개는 왜 저런 결정을 내렸는지가 모호합니다. 이런 일이 반복된다면 이 분 역시 어려움을 겪고, 경영진과의 불화가 생기거나 퇴사를 하거나 하겠죠.

그러니 우리는 아래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야 합니다.

  1. 우리는 데이터 드리븐 하게 일하는 분들을 정말 높게 평가하는가? 다른 사람과 데이터 드리븐 외의 역량이 비슷하더라도 0.5억 이상을 더 지급할 생각이 있는가? (인정과 보상)
  2. 우리 회사는 데이터 드리븐하게 일하는 분들이 3년 이상 재직 할 회사인가? (기업의 문화)
  3. 우리 회사는 저 분이 와서 바로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준비가 되었는가? (기업의 준비)

아마...이미 데이터 드리븐하게 일하는 곳이 아니라면 3가지 질문 모두 No. 일 것입니다. 그러면 사실 이미 경험/역량 모두 갖춘 분들을 데려오는 것은 무리입니다. (C레벨이나 Head of, VP of, Lead 정도로 데려오는 옵션은 남았습니다.)

💡
여기까지가 한계를 인정하는 과정입니다.

이제 의사 결정을 해야 합니다.

  • 그럼에도 우리는 지금 데이터 드리븐한 사람을 뽑을 것인가? 인정하고 보상을 더 태울 것인가? 그렇지 않다면 잠재력을 갖출 분을 찾아서 함께 시행착오할 것을 각오할 것인가?
  • 이런 역량과 잠재력을 갖추더라도 지금 우리 회사의 norm과 잘 융화될 분을 채용할 것인가? 아니면 변화를 ㅁ나들 분을 채용할 것인가?

이 의사 결정을 하는 것이 일단 제일 중요합니다.

데이터 드리븐에서 Evidence Drive으로


지금부터는 우리는 데이터 드리븐으로 좀 더 shift할 생각이 있고, 그 변화를 수용할 준비는 되어 있지만, 지금은 데이터 드리븐하게 일하는 상황이 아님을 전제합니다.

그러면 우리는 이런 분들을 채용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1. 데이터 드리븐하게 일하고 있거나, 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2. 제로투원을 해야 하는 상황을 버틸 수 있고, 하나씩 만들어 갈 각오가 있다.
  3. 수용성과 설득력 모두 높다.

여기에서 지원자에게 정말 중요한 역량/마인드셋은 1번과 3번이죠. 2번은 이미 있던 분들이 더 잘해야 하는 것입니다. 😄 3번은 회사의 컬쳐핏 라운드 설계가 무척 중요하니까 나중에 기회가 되면 다루고, 오늘은 1번 "데이터 드리븐하게 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진 분"을 찾는 방법만 다루겠습니다.

데이터 드리븐하게 일한다는 것은 다음의 일들을 하는 것이죠.

💡
지표를 보고 가설을 세우거나, 가설을 세운 후 이 가설이 적절한 가설인지를 지표를 보고 검증한다. 그 가설에 맞는 일을 한 다음에 그 일의 결과를 지표를 통해서 검증한다.

이것을 조금 더 확장해서 지표 대신 지표를 조금 더 추상화한 것을 넣겠습니다.

근거에 기반해서 일하는 분으로 확장해보면 어떤가요? 조금 더 낫지 않나요? 우리는 지표 대신 근거로 확장하되, 그 근거가 직감이나 생각인 경우를 잘 발라내면 더 나은 옵션을 가집니다.

💡
고객을 만나서 고객의 목소리를 다양하게 듣고, 그것으로 가설을 수립하거나 가설을 세운 후 이 가설이 적합한지 고객을 통해서 검증한 후, 그 가설에 맞는 일을 한 다음에 그 일의 결과를 고객의 목소리나 반응을 통해서 검증한다.

이런 역량을 조금 더 추상화 한다면 다음과 같습니다.

  1. 과업의 수행에 "가설"을 세우고 접근한다.
  2. 가설을 세우는 과정이든, 가설을 세운 후든 이 가설 자체의 적합함을 어떤 식으로든 검증한다.
  3. 가설에 따라 과업을 설계하고 수행한다.
  4. 과업 수행의 결과를 꼭 확인하고 검증한다.
  5. 본인이 세운 가설이나 과업이 틀렸음을 확인하면 다시 가설/과업을 수정한다.

이렇게 본다면 데이터(지표)의 자리는 조금 더 넓게 바꿀 수는 있지만, 이런 역량을 가졌음을 확인해야 합니다.

  • 현상으로부터 가설로 접근하는 논리력을 갖췄는가?
  • 내가 틀릴 수도 있다는 겸손함을 가지고 일에 접근하는가?
  • 일을 했음에 그치지 않고, 그 결과를 통해 증명하고 검증하는 행동을 본인의 대부분의 일에서 해냈을 정도로 집요함을 가졌는가?
  • 크고 작은 학습의 기회를 놓치지 않고 학습을 해서 성장하는 학습 역량을 보였는가?
  • 이런 모든 과정을 필요하다면 손을 더럽히면서까지 수행했는가?

이런 분들을 찾을 수 있는 나름의 질문 세트들을 만들고 인터뷰에 접근한다면 잠재력을 가지고 조금 더 장기간에 걸쳐서 이 일을 함께 할 분들을 찾을 수 있습니다.

데이터 드리븐 문화의 도입을 위한 실천적 접근


데이터 드리븐 문화는 단지 트렌드가 아닌, 효과적인 의사결정과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중요한 도구입니다. 하지만 그것이 모든 문제를 해결하는 만능 열쇠는 아닙니다. 성공적인 사업 운영을 위해서는 회사의 전반적인 문화와 경영진의 의지, 그리고 실질적인 실행 가능성이 중요합니다. 따라서, 회사가 데이터 드리븐 문화를 도입하려면 준비가 되어 있는지부터 점검해야 합니다.

당신이 해야 할 일은 다음과 같습니다:

  1. 회사의 준비 상태 점검: 데이터 드리븐 문화를 도입하려면, 경영진이 데이터를 기반으로 의사결정을 내릴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합니다. 이를 위한 시스템과 인프라가 갖추어져 있는지, 그리고 회사 전반에 데이터 기반의 사고가 뿌리내려 있을 수 있도록 할 준비가 되어 있는지 점검해보세요.
  2. 적합한 인재 채용: 데이터 드리븐 역량을 가진 인재를 채용할 때는 단순히 경험만을 기준으로 삼지 말고, 해당 인재가 회사의 문화와 맞는지, 그리고 회사 내에서 성장할 수 있는 잠재력이 있는지 고려해야 합니다. 현재의 데이터 환경을 분석하고, 부족한 부분을 보완할 수 있는 인재를 발굴해야 합니다.
  3. 조직의 의지 강화: 데이터 드리븐 문화를 효과적으로 구축하려면,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실험과 학습을 거듭할 수 있는 조직적 의지가 필요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지속적인 교육과 훈련, 그리고 실패를 학습의 기회로 삼는 문화를 만들어 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결국, 데이터 드리븐 방식만으로 모든 성공을 담보할 수 없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이를 활용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따라서, 회사의 전략적 방향과 맞는 데이터 드리븐 접근 방식을 정립하고, 실질적인 실행을 위한 준비를 시작하세요.

사족: 데이터 드리븐이 만능은 아닙니다


결국 우리가 어떤 사람을 채용할 것인가는 결국 우리의 문화에 많이 의존함을 인정해야 합니다. 지원자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의 문제인 경우가 더 많을 것임도 인정해야 하고요.

마지막으로 지금까지는 데이터 드리븐 이야기를 많이 했지만, 조금 다른 이야기를 하고 마무리할게요. 저는 사업의 성공이 꼭 데이터 드리븐하게 일하는 것만으로 달성할 수 있지 않다고 인정하는 것 역시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저는 데이터 드리븐하게 일하면 실패 확률을 가장 잘 줄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업의 성공에는 굉장히 다양한 변수가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사실 "조직의 고강도 의지 지속 기간"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이런 의지의 지속 기간을 늘리려면 성공 경험 혹은 의미 있는 실패 경험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모든 일에 다 성공할 수 없으니까요. "의미 있는 실패 경험"이 무척 중요합니다. 그리고 "의미 있는 실패"는 결국 나름의 근거를 가진 시도와 결과를 통한 학습만으로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전 데이터 드리븐은 아니더라도 최소한 Evidence Driven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아무쪼록 오늘의 글이 많은 고민을 하고 계신 분들에게 도움이 되길 진심으로 기도하겠습니다.

Read more

Align의 3가지 체크 요소 - 지표, 기준, 그리고 조직

Align의 3가지 체크 요소 - 지표, 기준, 그리고 조직

제가 일하면서 챙기는 여러 가지 중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Alignment(정렬)입니다. 내가 하는 일이 회사 목표와 연결되어 있는지, 산출물의 기준은 명확한지, 다른 팀과의 협업 구조는 원활한 협업이 가능한 구조인지. 특히 조직 간 이해 충돌을 Win-Win으로 만드는 것이 핵심입니다. 좋은 사람을 갈아서 일하지 말고, 구조를 개선해야 합니다.

By Changyeong Ahn
뭘 '안 하는 것'의 어려움

뭘 '안 하는 것'의 어려움

전략은 뭘 하느냐가 아니라 뭘 하지 않느냐에 달려있다. 하지만 이를 실천하기는 정말 어렵다. 특히 수평적 조직에서는 모두가 '신호'를 캐치했다고 주장하지만, 의사결정권자에게는 신호와 소음이 뒤섞여 들어온다. 가장 어려운 것은 실행이다. 선택과 집중을 잘하려면 결정 과정의 합리성, 목표의 정렬, 그리고 성과 인정 체계를 살펴봐야 한다.

By Changyeong Ah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