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ne is better than perfect? 그 앞에 생략된 단계가 있다.

실행력이 중요하다고 모두 말한다. 하지만 가설도 데이터 분석도 없이 무작정 실행하면 성공할까? 빠른 실행으로 유명한 팀들이 절대 생략하지 않는 단계가 있다. 차라리 Spray & Pray 중임을 인정하고 가거나, 가설 수립 단계를 가속화하는 것이 답이다.

Done is better than perfect? 그 앞에 생략된 단계가 있다.
Done is better than perfect.

맞는 말이다. 보통 실행하기 전에 이리 재고 저리 재고 하는 사람들에게는 꼭 필요한 말이다. 완벽한 계획보다는 불완전한 실행이 낫다고, 생각만 하지 말고 일단 해보라고 할 때 하는 말이다. 하지만...이 말을 맹신하면 함정에 빠진다.

보통 저 말을 하시는 분들의 회사 이야기를 듣다보면 이런 표현이 자주 등장한다.

우리 팀은 실행하기 전에 회의가 너무 많아요.
우리 팀은 뭔가 진행하기 전에 너무 많은 사람들이 논의에 참여해서 의견을 얹어요.
우리 회사 경영진들은 뭔가를 결정하는 것이 너무 느려요.

보통 저런 이야기를 하다보면 '쿠팡에서는 blabla, 토스에서는 blabla' 이런 이야기도 잘 나온다. 맞다. 거기는 실제로 그렇게 한다.

다만, 간과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저 팀의 실행의 시작은 항상 가설의 수립과 그 가설을 미리 검증하는 데이터 분석이다. 이 과정을 거쳐 누군가 나름의 확신을 얻고, 그 일을 굉장히 짧은 시간에 마무리할 수 있을 것 같고 해내겠다는 각오로 빨리 실행하고 그 일을 마무리 한다.

보통 실행을 강조하고 싶은 분들은 '빨리 실행하고, 그 일을 마무리 하는 것'을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다. 앞의 일, '가설을 세우고, 검증하거나, 가설에 좀 더 확신을 얻거나'하는 일을 더 빨리 하려는 사람은 굉장히 적다. 오히려 실행이 중요함을 말하면서 저 단계(가설 수립, 데이터 분석 등등)를 삭제하고 싶어하려는 사람은 많다. 혹은 저런 이야기를 하는 사람이 블락커가 된다고 느끼거나.

개인적으로는 그냥 실행을 잘하고 싶다면, 저 가설 수립/데이터 분석 단계를 엄청 가속화 시키거나, 아니면 전사 구성원이 모두 다 같이 <Spray & pray>중임을 서로 인정하고 이해하고 가는게 제일 좋다고 본다. 데이터 분석이 없어도, 가설이 없어도 어떤 순간에는 성공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쭈욱 장기적으로도 성공할 수 있다고는 생각하진 않는다.)

우리 모두 깜깜한 어둠 속에 있고, 뭔가 알고 있지만 그게 성공할지 아닐지는 잘 모르겠고, 그 중에 뭐가 더 좋을지에 대해서 지금 정교하게 잘 알지는 못할 것 같고, 그렇지만 뭐라도 빨리 실행하는게 더 나을 것 같아서 실행한다는 이야기를 하는게 좋다. 여기에 뭔가 논리를 더하고 이래봐야 결국은 "팀이 일을 실행하는 기준"을 점진적으로 더 낮추게 될 뿐이다.

물론, 장기적으로 쭈욱 지속가능한 성공을 원한다면 이 상태를 벗어나야한다. 아유 나도 여기서 벗어나야 할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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