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와 펜이 여전히 가방에 있는 이유
저는 맥북과 아이폰 앱으로 대부분의 일을 처리하지만, 복잡한 문제에 직면하면 항상 펜과 노트를 찾습니다. 손으로 볼펜을 잡고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면서 뇌를 더 많이 사용하죠. 이 글에서는 아날로그 방식의 이득, 저의 아날로그 & 디지털 루틴, 그리고 조합 원칙을 공유합니다.

저는 보통 맥북이나 아이폰 앱으로 대부분의 일을 처리합니다. 일정 관리, 할 일 관리, 프로젝트 계획이나 전략 수립, 데이터 분석, 저널 쓰기 등등 거의 모든 것을 디지털 도구로 해결하죠. 그런데 정작 제가 뭔가 집중해야 할 중요한 내용이나 복잡한 문제에 직면하면 어김없이 펜과 노트를 꺼냅니다. grid로 된 A5 노트에 검정/빨강/파랑/초록의 4색볼펜으로 노트에 나름의 시각화를 하고 글로 써내려가는 순간, 머릿속이 정리되고 놓치고 있던 것들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이런 경험은 저만의 것은 아닐 겁닙니다. 많은 디지털 도구들은 우리의 일상과 업무를 효율적으로 만들어주지만, 정작 깊은 생각이 필요하거나 중요한 아이디어를 정리할 때 많은 사람들은 여전히 펜을 들고 종이에 글을 쓰거나 그림을 그립니다.
오늘은 이런 아날로그 방식이 우리의 뇌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그리고 제 나름대로 디지털과 아날로그를 조화롭게 활용하고 효과적으로 조합하는 방법을 살펴보겠습니다.
손글씨는 뇌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최근 연구들은 손으로 글을 쓰는 것이 키보드로 타이핑하는 것보다 학습과 기억력 향상에 더 효과적이라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노르웨이 과학기술대학(NTNU)의 연구에 따르면, 손으로 글을 쓸 때는 뇌의 여러 영역에서 전기적 활동이 활발하게 나타납니다. 특히 운동, 시각, 감각 처리 및 기억을 담당하는 뇌 영역들이 서로 연결되어 활성화됩니다.
손글씨는 단순히 정보를 받아적는 것을 넘어서 정보를 처리하고 이해하는 과정을 포함합니다. 키보드로 타이핑할 때는 들리는 내용을 그대로 받아적을 수 있지만, 손으로 글을 쓸 때는 정보의 우선순위를 정하고, 요약하고, 이전에 배운 내용과 연결지어야 합니다. 이러한 적극적인 정보 처리 과정이 더 깊은 이해와 장기 기억으로 이어집니다.
손글씨의 인지적 장점
제가 생각하는 손글씨의 이득은 크게 3가지입니다:
- 뇌의 활성화: 손글씨는 뇌가 정보를 능동적으로 처리하도록 유도합니다. 노르웨이 과학기술대학(NTNU)의 연구에 따르면, 손으로 글을 쓸 때는 뇌의 운동, 시각, 감각 처리 및 기억 영역이 모두 활성화되어 정보의 이해와 기억에 도움이 됩니다.
- 문제 해결 능력 증진: 손으로 글을 쓰거나 그림을 그리는 과정은 디지털보다는 확실히 더 자유롭습니다. 생각의 흐름도 이리 선을 긋고, 저리 선을 그을 수 있죠. 아이디어 간의 연결을 시각적으로 표현하기도 더 편합니다. 이런 자유로움이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거나 새로운 아이디어를 발전시키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 몰입 가능: 디지털 기기와 달리 아날로그 환경에서는 다른 앱들의 알림이나 전환에서 자유롭습니다. 이런 아날로그 환경은 방해 없이 한 가지 주제에 깊게 몰입할 수 있도록 합니다. 이런 몰입이 복잡한 개념을 이해하거나 정리하고, 중요한 결정을 내릴 때 도움을 줍니다.
저의 디지털-아날로그 조합법
물론 디지털 도구들이 주는 이득도 당연히 있습니다. 모든 것이 다 아날로그로만 돌아갔다면 이 블로그도 존재하지 못 했죠. 😄 제가 생각하기에 디지털 도구들을 다량의 정보에 효율적으로 접근할 수 있으며, 여러 정보를 보다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협업과 공유가 훨씬 쉽죠.

그렇기 때문에 결국 가장 이상적인 방법은 디지털과 아날로그를 적절하게 섞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저의 작업 루틴을 말씀 드려볼게요. 😄
- 디지털로 일과 체크: 하루를 시작하면서, 캘린더 기반의 할 일 관리 앱(Akiflow)을 보면서 Daily Planning 부터 합니다. 오늘 어떤 일정이 고정되어 있고, 제가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 언제, 얼마나 있는지 확인합니다.
- 노트에 그 날의 목표 설정: 제가 주초에 잡은 큰 목표와 진척 상태를 확인합니다. 그리고 오늘 해내야 할 중요한 일들이 무엇인지 정리합니다. 이 때는 노트와 볼펜으로 슥슥 그리고 쓰면서 생각을 정리합니다.
- 일정 채워넣고, block 생성: 이제 해내야 할 일들이 정리되었으니 이를 다시 Akiflow에 집어 넣습니다. 그리고 일정을 소화합니다.
- 작업 설계: 각각의 주요한 작업을 들어가면서 작업을 분석하고 계획을 세웁니다. 이 시점에는 주로 작업 등대라는 스킬을 쓰게 되는데..주로 빈 노트에다가 저의 세부 작업을 정리하고 작업명/작업 순서/예상 소요시간/완료조건 등을 적어둡니다.
- 작업 수행: 이제 본격적인 작업을 들어갑니다. 보통은 Mac으로 작업하는 것들이 워낙 많습니다. 아예 노트에 글을 쓰거나, 그림을 그리는 경우도 종종 있지만, 최종적으로 팀에 공유해야 하는 문서 작업도 필요하므로 주로 Mac을 쓰게 됩니다.
- 하루 마무리 2시간 전 회고: 제 마무리 루틴입니다. 그 날 업무를 마무리하기 2시간 전에 그 날의 일들을 되돌아보고, 남은 2시간 동안 어떻게 해야 2X 성과를 낼 수 있을지 고민하는 시간이죠. 주로 아날로그 환경을 더 좋아하죠. ㅎㅎ
- 하루 마무리 저널 쓰기: 이 시간은 약간은 흐름에 맡기면서 쓰는게 더 낫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냥 Mac이나 iPhone으로 처리합니다. 요즘은 저널을 GPT에다가 쓰거든요. 😄

디지털-아날로그 조합의 4가지 원칙
돌이켜보면 저는 이런 느낌으로 접근합니다.
- 작업의 성격을 분석한다: 어떤 종류의 작업이 깊은 집중과 창의적 사고를 요구하는지, 그리고 어떤 작업이 빠른 정보 처리와 공유를 필요로 하는지 분석합니다. 이를 바탕으로 각 작업에 가장 적합한 도구를 선택합니다. 루틴하게 도는 일들은 주로 디지털로 최적화 시킨 각종 도구(Akiflow, Chat GPT 등)를 활용해서 작업 합니다.
- 도구를 최적화 한다: 제게 가장 잘 맞는 아날로그, 디지털 도구들을 고릅니다. 예를 들어서 저는 유성 3~4색 볼펜, 노트는 항상 그리드 형식으로 A5 크기의 스프링 노트를 선호합니다. 디지털 도구 역시 할 일 관리와 일정 관리를 병합하길 원하며 입력 방식도 말로 할 수 있는 것과 타이핑 하는 것을 나름 최적화 해서 씁니다. 가장 재밌는 것은...iPad를 이용한 전환은 항상 실패했다는 점입니다. 😄
- 통합과 동기화에 얽매이지 않는다: 사실 이 부분이 가장 고민이었는데, 저는 어느 순간부터는 아날로그에서 한 것들을 굳이 디지털로 전환하려는 수고나 노력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대신, 제가 만들어야 하는 산출물을 디지털로 두다보니 적당히 잘 해결되고 있습니다.
- 주기적으로 평가와 조정하기: 아주 자주하진 않지만, 보통 분기나 반기 단위로 현재의 작업 효율이 최적인지를 판단합니다. 제가 모르는 새로운 도구들도 많을테니 이들을 탐색하기도 하고요. 물론 잘 안 바뀌긴 합니다. 😄
글을 마치며..
디지털 시대에도 아날로그적 사고의 가치는 여전히 중요합니다. 손글씨는 단순한 정보 기록 이상의 의미를 가지며, 우리의 뇌가 정보를 처리하고 기억하는 방식에서는 정말 큰 이득을 줍니다. 하지만 모든 산출물을 손글씨나 손그림으로 줄 수는 없죠. 그렇기에 나름의 조합을 잘 만들어야 합니다.
목적에 따라 적절한 도구를 선택하고, 아이디어 발전 단계에 맞게 도구를 전환하며, 정기적으로 본인에게 잘 맞게 두 시스템을 통합하면 생산성과 창의성을 모두 향상시킬 수 있습니다.
결국, 핵심은 자신에게 맞는 균형을 찾는 것입니다. 모든 작업에 하나의 방식만 고집하기보다는, 각 도구의 강점을 이해하고 상황에 맞게 유연하게 적용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