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상적인 단어를 우리 팀의 단어로 바꾸세요.
팀에서 '실행 속도가 느리다', 'MLP를 만들어야 한다'는 이야기를 자주 하시나요? 이런 추상적인 단어들을 구체화하지 않으면 각자 다른 것을 상상하며 평행선을 달리게 됩니다. MLP가 일반적으로는 '사용자가 사랑할 수 있는 제품'을 의미하지만, 우리 팀에서는 '돌발 변수까지 처리하는 제품'으로 정의했습니다. 공통의 언어가 구체적인 실행으로 이어지는 과정을 공유합니다.

일을 하다보면 동료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게 됩니다. 그리고 그런 대화를 하다보면 '이거 이러다가 함정에 빠지겠는데?' 하는 생각을 할 때가 있습니다. 가령 예를 들어서, 이런 대화를 하는 것이죠.
우리 조직은 실행 속도가 느립니다. 실행을 더 빨리 할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가 만드는 제품은 품질이 좋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만들어야 하는 것은 MVP가 아니라 MLP(Minimum Lovable Product)여야 합니다.
이런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잘못 되었다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누구나 생각하는 문제 지점들이 다를 수 있고, 이런 이야기를 계속 하면서 디벨롭 하는 과정은 팀이 성공하기 위해 꼭 거쳐야 하는 과정입니다.
다만, 이런 이야기를 할 때 자주 등장하는 단어만큼은 꼭 본인의 정의를 제대로 해둬야 합니다. 추상적이고, 일반적인 단어를 구체적이면서 우리의 상황에 맞는 단어로 바꾸는 노력과 시도를 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각자가 생각하는 '단어의 정의'에 따라서 서로 이야기하고 주장하면서 저런 논의에서 구체적인 액션 아이템이 나오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아..물론 저런 개념을 명확하게 해야만 제대로 실행하고 성공할 수 있다는 뜻은 아닙니다. 뭔가 다른 방법이 있겠죠. 😄 저에게는 저런 추상화 된 단어들을 구체화 하는 과정이 구체적인 "하루하루의 실행"까지 이어지는 것에 큰 도움이 되기에 그렇습니다.
아래는 최근에 팀에 공유한 슬랙 메시지의 일부입니다.
결국 HR의 운영은 변수 덩어리고 해피 패스를 잘 지원하는 것보다 작은 변수 하나하나를 잘 챙겨주는 것이 고객의 사용 경험에 핵심입니다.
종종 어떤 도구들 중에 생각하지 못했던 순간에 편리함을 주거나 착붙이네'하는 순간들이 있는데...그런 순간을 만든다고 생각해주세요.
즉, MLP(Minimum Lovable Product)는 이런 예외적인 순간들에 대한 섬세한 처리가 scope에 꼭 들어가야 합니다. 보통 필수 기능, 필수 워크플로우를 넣어야 한다고 생각해서 예외적인 상황의 운영 스펙을 제할 수 있는데...앞으로는 그렇게 하지 말고 "해피 패스 + 가장 빈번한 운영 변수"를 필수 워크플로우라고 간주해주세요.
저는 MLP를 이렇게 정의한 셈입니다.
- 일반적인 MLP의 의미:
- 핵심 기능 + 사용자가 제품을 사랑할 수 있는 요소들
- 주요 목적: 초기 사용자들의 긍정적 반응과 충성도 확보
- 세련된 UI/UX, 즐거운 인터랙션, 감성적 연결
- "사용자가 이 제품을 계속 사용하고 싶어하는가?"를 테스트
- 제가 관리하는 제품 내에서의 MLP의 의미:
- 핵심적인 기능 + 사용자가 겪을 각종 돌발 변수를 처리하는 기능 요소들의 합
- 주요 목적: 이 제품(혹은 기능)을 사용하는 초기 사용자들의 긍정적인 반응 확보와 부정적인 경험(e.g. 이 기능이 되어야 하는데...없네??)의 최소화
- 핵심적인 워크플로우를 지원하면서 돌발 상황이 생길 때, 해당 기능이 어디에 있을지 찾을 수 있으며 그 기능을 별도의 학습이나 문의 없이 사용 가능
- 사용자가 이 제품을 이용해서 본인의 과업을 수행하면 정시 퇴근 가능
이런 몇가지들이 구체화 되면, 동료들과의 대화들에서 제가 못 챙기는 지점들이 잘 밝혀지고, 여전히 모호하거나 애매한 지점들이 잘 밝혀집니다. 😄
결국 우리가 나누는 모든 대화와 논의는 '오늘 내가 무엇을 할 것인가'로 이어져야 합니다. 추상적인 단어를 구체화하는 이 과정은 단순한 언어유희가 아니라, 팀원 모두가 같은 방향을 바라보고 각자의 자리에서 구체적인 행동을 취할 수 있게 만드는 핵심 과정이고요. 여러분의 팀에서도 자주 쓰이지만 각자의 해석으로만 실행하는 단어 하나를 골라, 우리만의 정의를 만들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