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직자 편] 데이터 드리븐으로 일하고 싶은 당신을 위해
이 글은 구직자가 자신에게 맞는 데이터 드리븐 환경을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합니다. 면접에서 중요한 질문을 통해 회사가 실제로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을 하는지, 그리고 목표 설정과 전략 근거를 어떻게 수집하는지 확인하는데 도움이 될 거예요.
오늘은 구직자와 채용 담당자들이 데이터 드리븐 한 직장과 인재를 찾는 법을 다뤄보겠습니다. "데이터 드리븐"이라는 말은 많은 기업에서 듣는 표현이지만, 실제로 제대로 하는 곳은 많지 않습니다. 많은 PO, PM들이 본인을 데이터 드리븐하다고 이야기하지만 역시 제대로 잘 하는 분들은 많지 않아요.
오늘은 구직자 분들을 위한 글입니다.
구직자가 겪는 문제: 데이터 드리븐을 원하는데, 실제는?
많은 구직자는 "우리 회사는 데이터 드리븐하게 일한다"는 말을 자주 듣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이 제대로 이루어지는 회사는 드뭅니다. 그렇다보니 구직자는 자신이 원하는 환경을 찾기 위해 많은 고민을 합니다.
회사가 데이터 드리븐하게 일한다고 해서 모두 진정한 데이터 기반 조직은 아닙니다. 대부분의 회사는 "데이터 드리븐"이라는 말을 사용하지만, 데이터가 의사결정에 충분히 반영되는지, 그 과정을 이해하고 있는 사람들은 적습니다. 그렇다면 구직자는 어떻게 진정한 데이터 드리븐 환경을 파악해서 함정을 피할 수 있을까요?
물론 가장 간단한 대답은 "토스, 쿠팡, 라포랩스 등등 이미 엄청 잘 알려진 회사를 가세요."입니다. 하지만 여러 현실적인 이유로 그렇게 하지 못 하는 것도 있으니 조금은 실용적인 이야기를 해봅시다.
진짜로 데이터 드리븐을 원하는게 맞아요?

제가 보통 인터뷰에서 처음 질문을 시작하는 것은 "why 퇴사? why 우리 회사"입니다. 아이스브레이킹과 이후 인터뷰의 방향을 조정하기 위해 필요한 질문인데요. 보통 이런 이야기를 하면 지원자 분들이 자주 이야기하는 것이 2~3가지 정도였어요.
- 데이터 드리븐하게 일하고 싶다.
- 목적조직으로 일하고 싶다.
- 애자일하게 일하고 싶다.
사실 이 답은 솔루션(데이터 드리븐, 애자일, 목적 조직)이죠. 그래서 더 제대로 된 정보 인지를 위해 문제를 캐러 들어가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만약 Product Management 쪽의 구직자라면 답을 이렇게 안하는 것을 저는 권합니다. 😄
보통 이런 답변에 캐내기 질문을 던지면서 대화를 하다보면, 이런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대답을 하시는 분들의 실무 경험을 여쭤보면 대체로 이런 경험을 하신 분들이 자주 보입니다.(제가 2023~2024년 지원자 분들의 인터뷰를 통계로 가지고 있기로는 63% 정도의 지원자가 위의 3가지 중에서 2가지 이상을 답변 하셨거든요)
- 데이터 드리븐 + 목적 조직: 목표 달성을 위해서 해결할 문제를 고르는 근거가 누군가의 느낌이나 생각이 아닌 지표나 고객이 말한 것들에 기반했으면 좋겠다.
- 데이터 드리븐 + 목적 조직: 목표 달성을 위해서 해결할 문제를 고르는 권한이 나의 상위 의사결정권자들이 아닌 내가 직접 선택할 수 있는 권한이 내게 좀 더 위임되어 있으면 좋겠다.
- (데이터 드리븐+)애자일+목적 조직: 목표 달성을 위해 해결할 문제를 고르고 솔루션을 딜리버하는 과정을 전담하는 팀이 있어서 나만 문제/솔루션을 고민하는게 아니라 팀이 함께 지속적으로 고민하고 실행하면 좋겠다. 그 과정에서 데이터 드리븐 했으면 좋겠다.
데이터 드리븐은 사실 권한의 위임, 해결할 문제/솔루션을 고르는 방식에서 느꼈던 갈증을 해결할 것이고 기대하는 솔루션이 아닐까 싶었습니다. 물론 목적 조직 내에서의 심각한 갈등을 겪은 분들은 데이터 드리븐을 이야기하기도 했습니다. 서로 논쟁 그만하고 "딱 할 것을 정하자."인 것이고...갈등이 무지에서 나온다는 인식 역시 숨은 것이죠.
이 말씀을 구직자 편에서 드리는 이유는, 단순합니다.
본인이 데이터 드리븐이 솔루션이라고 생각하는 문제들이 보면 권한의 위임, 의사결정의 구조/프로세스와도 같이 결합된 문제라는 점을 인지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 문제를 더 파고들어서 문제의 우선순위를 정리해야 합니다.
그래야 좋은 답을 구할 수 있습니다.
이 회사가 내 전직장과 다를지 어떻게 알 수 있나요?
구직자는 회사에 대해 많은 질문을 해야 합니다. 이 과정은 면접을 받는 것보다 '대화'로서 이어져야 하며, 이를 통해 회사가 실제로 데이터 기반으로 의사결정을 내리는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인터뷰를 결국 한정된 시간 안에 이 회사에 대해서 체크해야 할 가설들을 확인하는 시간이라 생각합시다. 인터뷰에서 나오는 정보들로 회사를 선택하는 의사결정을 하는 것으로 생각하고 100% 정확한 정보의 입수는 어렵지만 확률을 조금씩 높이는 접근을 한다고 생각합시다.
물론 인터뷰어(interviewer)들이 준비한 질문이 너무 많아서 질문을 따로 받지 않거나 맨 뒤에 QnA 시간이 있으니 질문은 맨 뒤로 미뤄주세요라고 하는 경우가 있을텐데요. 그 과정이 너무 푸시하는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면 조금 조심하는게 좋습니다. 권한 위임이 잘 안 될 가능성 역시 존재하거든요. 😄
보통 저는 인터뷰어로 들어간 인터뷰에서 제게 질문을 하는 지원자 분들을 훨씬 더 높게 평가합니다. 특히 제가 준비한 질문에 1:1 대응이 되는 좋은 질문을 하시는 분들은 대체로 높게 평가합니다. 본인이 뭘 알아야 하는지를 인식하고 있다는 뜻이고, 그런 분들은 '고객에게서 본인이 알아야 하는 정보가 무엇'인지도 좀 더 잘 알고 있다는 뜻이니까요.
그러면 어떤 질문을 하는 것이 좋을까요?
다양한 질문을 할 수도 있지만, 결국 데이터 드리븐이 상징하는 것을 잘 이해하고 질문하는게 중요합니다. 데이터 드리븐이 "근거에 기반한 합리적인 의사결정과 실행, 피드백의 루프(loop)를 잘 만들었는가?"를 상징한다고 가정해봅시다. 그러면 이런 질문을 하는게 좋습니다.
- 지금 회사에서 올해 꼭 달성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목표는 무엇인가요?
그러면 뭔가 답변이 나오겠죠. (여전히 이런 질문에 "그건 대외비입니다." 혹은 "이 질문이 인터뷰에서는 적절하지 않은 것 같네요."라는 답을 하면, 좋지 않은 회사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보통은 진짜 회사의 목표를 지원자에게 노출할 수 있는 수준으로 가공해서 전달 드릴 것입니다. 그러면 다음 질문을 합니다.
- 그 목표의 기저에 깔려 있는 전략은 무엇인가요? 그리고 그 전략을 체택하게 된 근거는 무엇인가요?
그러면 또 뭔가 답변이 나옵니다. 역시나 적당히 가공된 전략과 근거들이 나올 것입니다. 그 다음에 또 질문을 던지면 됩니다.
- 그 전략과 근거들은 어떤 분이 어떻게 수집하셨나요?
결국 목표 <- 전략 <- 근거 <- 근거 수집 담당자와 근거 수집 방식을 훑는 것입니다. 이 과정을 잘 설명하는게 이 회사가 데이터 드리븐 혹은 근거 기반으로 일하는지를 알 수 있는 좋은 질문이 됩니다. 한 질문에 너무 많은 답변을 요구하지도 않기에 각각의 답변이 어느 정도 디테일이 있을 겁니다. 그러면 지원자 입장에서도 이해를 하기 쉽고요. 현실도 충분히 반영할 수 있죠.
이 질문들 말고도 다음과 같은 질문을 할 수도 있습니다.
- 제가 이 회사에 들어가면 달성해야 하는 목표나 과업, 제품은 무엇이 있나요? 후보를 알려주셔도 좋습니다.
- 그 과업이나 목표, 제품의 할 일들에서 회사가 가진 가설은 무엇인가요?
- 그 가설은 어떻게 도출되었나요?
아니면 이런 질문도 있겠죠.
- 인터뷰어 분께서 이 회사에서 최근 6개월 내에 진행한 과업 중에서 가장 성공적인 과업은 무엇이었나요?
- 그 과업은 고객의 어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진행했나요?
- 그 문제가 진짜로 해결할 문제이고, 그 시점에 해결해야 한다고 판단하신 근거는 무엇인가요?
- 그 근거는 어떻게 수집했나요?
물론 구직자들이 보기에..."면접에서 이런 질문을 한다고?"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요. 이렇게 생각하시면 마음이 좀 편할 거예요.
- 이번 구직에서 정말 좋은 곳을 고르는 과정이다. 지금 조금 민망하거나 고통스러운게 나중에 고통스러운 것보다 훨씬 낫다.
- 이런 질문에 제대로 응답을 안 하는 태도를 가진 회사라면 지금 거르는게 차라리 낫다.
- 이런 질문에 제대로 된 답을 말하지 못할 정도의 역량/프로세스를 가진 회사라면 지금 거르는게 차라리 낫다.
마지막으로 지표를 확인하고, 공유하고, 논의하는 별도의 루틴이 있는지도 질문해주시면 좋습니다. 뭐 이런 것들이 있겠죠?
- 주기적으로 사업 성과를 리뷰하는 미팅이 있나요? 그 미팅에서 제품은 어떤 성과를 공유하나요?
- 제품이 비즈니스에 기여하는 성과 지표(OMTM)를 무엇으로 정의하고 왜 그렇게 정의했나요?
- 제품의 지표를 확인하기 위해서 어떤 툴들을 사용하나요? 그곳에서 모든 지표를 다 볼 수 있나요?
하지만 의외로 대부분 앰플리튜드도 쓰고, 리대시도 쓰고 이러니까 변별력이 좀 떨어지는 경우가 많거든요. 😄
이런 질문의 과정은 다음을 확인하는 것이다.
사실 이런 질문을 주고 받으면서 구직자는 이런 것들을 확인하는 셈입니다.
- 진짜로 이 회사가 어떻게 의사결정하는지.
- 이 회사에서 지원자를 평가할 정도로 나름의 직무 전문성을 갖춘 사람이 정말로 직무 전문성이 있는지. (의외로 본인만이 가진 맥락과 정보를 그것을 잘 모르는 사람에게 전달하는 건 어렵습니다.)
- 이 회사가 정보의 통제와 공개에 대해서 어떤 기준을 가지고 있는지.
- 이 회사가 이번 채용을 얼마나 준비하고 있는지.
- 이 회사가 얼마나 솔직한지(만약 데이터 측정의 환경이 아주 잘 구축되어 있지는 않다는 답을 한다면 꽤 솔직한 곳이라는 뜻이기도 합니다.)
구직자는 회사에서 제공하는 '데이터 드리븐' 환경을 제대로 평가하고, 그 환경이 자신의 커리어와 잘 맞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면접에서 제대로 된 질문을 던지고, 회사의 의사결정 과정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렇게 해서 구직자는 자신에게 가장 적합한 직장을 찾을 수 있으며, 데이터 드리븐 문화가 확립된 회사에서 성장할 수 있습니다.